우 “10억 중개수수료” 해명 석연찮아…다운계약서 의혹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처가와 넥슨코리아(넥슨)가 2011년 강남의 1300억원대 부동산을 매매하면서 관할 구청에 중개인 없이 ‘당사자 거래’를 했다고 허위 신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 부동산거래신고에 관한 법률은 중개업자 낀 거래는 중개업자가 실거래가 등을 신고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이는 ‘공인중개사를 통해 10억원의 중개수수료를 지급하고 정상적으로 판 것’이라는 우 수석의 해명과도 배치되는 것이어서, 현행법을 위반해가며 허위 거래신고서를 작성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 강남구청 관계자는 18일 <한겨레> 기자와 만나 “우 수석의 아내 이아무개(48)씨와 그의 자매들이 공동 소유한 강남구 역삼동 빌딩을 2011년 3월 넥슨에 매매한 이후 제출한 거래신고서를 보니, (부동산 중개업자 없이) 당사자간 거래를 한 것으로 나와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우 수석의 아내 등이 당시 제출한 신고서에는 공인중개사 이름 없이 매도, 매수자의 날인만 포함돼 있어 당사자 간의 쌍방 거래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우 수석이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ㅈ공인중개사를 통해 10억원에 가까운 중개수수료를 지급하고 정상적으로 판 것”이라고 해명한 것과 배치되는 것이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현행법은 공인중개사가 거래를 중개한 경우 해당 중개사가 실거래 가격 등을 60일 이내에 관할 시군구청에 신고하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우 수석 쪽 해명대로라면 이를 위반한 것이 돼 중개사에게 최대 5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우 수석 처가의 부동산 거래를 중개한 것으로 알려진 ㅈ공인중개사 대표는 이와 관련 이날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넥슨 쪽 법률 업무를 대리하는 법무법인 김앤장의 요청에 따라 당사자 거래로 신고했다”고 관련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거래 당시 ‘을’의 입장이기 때문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중개업자를 뺀 거래신고서를 작성하는 게 ‘정상적인’ 방식은 아니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20년 경력의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1억~2억원짜리 거래를 할 때도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공인중개사의 책임을 명시한 거래신고서를 작성하는데, 1000억원이 넘는 부동산 거래에서 중개업자 이름을 뺐다는 게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넥슨과 우 수석 처가 쪽이 시가보다 낮게 다운 계약서를 작성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양도세 등 세금을 줄이기 위해 매매 당사자간에 다운계약서를 썼을 경우 중개업자를 통해 계약을 해놓고, (당사자 거래로) 했을 가능성이 있다. 중개업자가 다운계약서 작성에 연루될 경우, 자격정지 등의 징계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ㅈ공인중개사 대표는 이에 대해 “(중개수수료에 대한) 소득신고를 제대로 해서 문제될 게 없다”고 밝혔다. 넥슨 쪽은 “중개업체(리얼케이프로젝트)가 대행해 전혀 모르는 일”이라 해명했고, 우 수석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재욱 박수지 최혜정 기자 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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