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수석은 인사검증 사정 총괄
검찰 인사권에 영향력 ‘막강 실세’
애초 조선일보 고소건 형사1부 배당
부장 동생 민정수석실 근무 논란에
모두 조사 1부로 재배당
“검찰 지휘하던 위치, 공정수사 의문”
“의혹 해소 위해선 특검 도입밖에…”
정치권 법조계 안팎 한목소리 지적
검찰 인사권에 영향력 ‘막강 실세’
애초 조선일보 고소건 형사1부 배당
부장 동생 민정수석실 근무 논란에
모두 조사 1부로 재배당
“검찰 지휘하던 위치, 공정수사 의문”
“의혹 해소 위해선 특검 도입밖에…”
정치권 법조계 안팎 한목소리 지적
우병우 민정수석이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보도한 언론사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사건을 검찰이 수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현직 민정수석을 검찰이 과연 제대로 수사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우 수석이 상황에 따라서는 수사 대상이 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독립적인 조직에서 수사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우 수석은 지난 18일 ‘진경준 검사장(구속)의 소개로 처가 소유의 부동산을 넥슨에 팔아 거액의 가산세를 면했다’고 보도한 <조선일보>와, 이튿날 ‘정운호 사건 몰래 변론 의혹’을 제기한 <경향신문>을 명예훼손 혐의로 잇따라 고소했다. 우 수석은 진경준 검사장을 고발했던 투기자본감시센터로부터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고발당해 피고소인 신분으로 수사를 받을 상황에도 놓였다.
청와대 민정수석은 대통령의 사정업무를 보좌하고 고위공직자 인사 검증을 총괄하는 자리로 검찰 인사권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특히 인사권을 통해 검찰 수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검사가 자기 인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을 수사한다는 게 결코 쉽지 않다. 특히 우 수석은 현 정권 ‘실세’로 알려져 있어서 더욱 힘들 것”이라고 했다. 우 수석은 지난해 2월 민정 비서관에서 수석으로 발탁된 이후 두 차례 단행된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조선일보> 고소 건을 배당받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 심우정 부장검사의 친동생이 현재 청와대 민정수석 행정관으로 근무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이 사실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이자 20일 “형사1부에 배당돼 있는 <조선일보> 사건을 21일이나 22일 조사1부로 재배당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경향신문> 고발 건과 투기자본감시센터가 우 수석을 고발한 사건은 모두 조사1부(부장 이진동)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조선일보> 고소건이 투기자본감시센터 고발 건과 관련이 있어 조사1부로 재배당을 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우 수석에 대해 제기되는 의혹을 말끔하게 해소하기 위해서는 특별검사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우 수석이 애초 해명과 달리 처가 부동산 매매계약서 작성에 관여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자칫 뇌물성 거래 의혹이 불거질 수도 있다. 당시 수사기획관이던 우 수석이 부동산 처분 이후 넥슨 관련 내사나 수사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제3자 뇌물수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넥슨이 처가 부동산을 인수하면서 거액의 가산세를 면해 결과적으로 처가에 금전적인 이득을 줬기 때문이다.
검사 출신 변호사는 “우 수석에 관한 여러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독립적 수사기구인 특검이 수사한 결과가 더 신뢰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검사 출신 변호사도 “중요 사안에 대한 수사는 청와대로까지 보고가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의혹을 받지 않으려면, 특별수사팀이라도 꾸려서 수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도 특검 도입을 촉구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민정수석이 언론사를 고발하니 검찰이 기다렸다는 듯이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까지 지휘하는 위치에 있는 민정수석을 과연 공정하게 수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우 수석은 대통령을 잘못 보필한 책임만으로라도 이미 해임됐어야 한다. 법무장관과 검찰총장이 사과했는데, 우 수석이 버티는 것은 장관·총장 위에 있는 ‘권력의 금수저’임을 보여준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박 대통령이 ‘우병우 뇌관’을 시급히 제거하고 개각을 단행해야 레임덕 폭탄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영지 이세영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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