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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닥치고 폐지’한 여가부…발표 뒤에야 관련 부처 회의했다

등록 2022-10-19 16:42수정 2022-10-19 18:11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 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여성가족부 폐지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 개편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 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여성가족부 폐지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 개편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여성가족부 폐지를 담은 정부조직 개편안이 확정되면서 김현숙 여가부 장관이 이틀에 한 번꼴로 언론 인터뷰를 통해 개편안 홍보에 힘을 쏟고 있다. 사전 의견수렴이나 설득보다는 사후 홍보에만 열을 올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가부 폐지를 둘러싼 관계부처 회의도 개편안이 확정된 뒤에 이뤄진 것으로 확인되면서 ‘졸속 추진’ 논란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19일 여가부가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정부조직법 관련 관계부처 회의 내역’을 보면, 정부조직 개편안이 발표된 다음 날인 지난 7일 개편안과 관련된 부처가 모두 모였다. 회의를 주재한 행정안전부를 비롯해 외교부·복지부·고용노동부·여가부·국가보훈처 관계자가 만났다. 행안부는 개편안을 마련한 주체다. 이번 개편안에는 여가부를 폐지하고 그 기능을 복지부와 고용부로 분산하는 내용 뿐만 아니라, 국가보훈처를 부로 승격하고, 재외동포청을 신설하는 등의 내용도 담겼다.

‘여가부 폐지’와 관련된 부처 회의는 지난 12일에서야 이뤄졌다. 국무조정실 주재로 행안부와 폐지되는 여가부, 여가부 업무를 이관받을 복지부·고용부 등 관련 부처 4곳 관계자가 처음으로 만났다. 앞서 여가부는 정부조직 개편안이 나오기 전, 복지부와 업무협의를 단 한차례만 했고 행안부와도 공식 면담을 한 적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개편안 마련에 앞서 4개부처가 단 한번도 머리를 맞대지 않다가 개편안이 나오고 나서야 논의를 한 것이다.

여가부 행보를 두고도 ‘뒷북’ 대응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현숙 장관은 지난 10일 ‘여가부 폐지’와 관련한 여성계 의견수렴을 위한 간담회를 열었는데, 이 자리에 여가부 폐지를 반대하는 여성단체는 한 곳도 초청하지 않았다. 여가부가 부처 폐지에 우호적인 단체 이야기만 들으려 한다는 비판이 나오자, 여가부는 오는 20일 여가부 폐지를 반대하는 여성단체와도 간담회를 하기로 했다. 여가부 관계자는 이날 “현재 기준으로 간담회에 참석하는 단체는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와이더블유시에이(YWCA) 연합회, 한국여성의전화, 전문직여성(BPW)한국연맹”이라고 밝혔다.

김현숙 장관의 언론 인터뷰도 여가부 폐지안 발표 뒤에 집중됐다. 지난 5월17일 취임한 김현숙 장관은 여가부 폐지안이 나오기 직전까지 142일 동안 8번의 언론 인터뷰를 했다. 그러다 정부조직 개편방안이 나오자 10월6일부터 18일까지 13일 동안 모두 6차례 언론과 인터뷰했다. 이틀에 한 번꼴인 셈이다. 여가부 관계자는 “오늘(19일)도 언론 인터뷰가 예정돼있다”고 했다.

양이원영 의원은 “정부조직법 개편안을 발표하고 난 뒤에야 사후 회의를 하는 것은 ‘보여주기식 회의’다. 이는 개편안이 얼마나 졸속으로 준비됐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현숙 장관은 여가부 폐지 홍보에만 모든 관심이 집중돼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여성정책 기획과 여성의 권익 신장을 위해 존재하는 장관으로서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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