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미술가 신윤주 씨.
[짬] 재미 치유미술가 신윤주 씨
위민크로스디엠제트 행사 ‘상징’으로
국회 위안부 전시·수요집회 때도 ‘연출’ 미대 시절 민중미술운동 참여한 경험
4년 전 40살에 맨몸으로 미국 건너가
소수자 다양성·고통 현장 찾아갈 것 “4년 전 맨몸으로 뉴욕에 건너갈 때 저 역시 마음에 상처가 있었어요. 몸도 힘들었고요. 그러다 ‘조각보’의 포용성과 상징성에 착안해 퍼포먼스를 하면서 누구보다 저 자신이 치유되는 경험을 했어요. 그래서 제 작업을 ‘인터랙티브 소셜 힐링 아트’로 소개하고 있어요.” 광주에서 나고 자란 신씨는 1990년 전남대 사대에 입학해 미술교육을 전공한 뒤 미술학원 강사 등을 하면서 화가로 활동했다. 그러다 30대 후반부터 척추염으로 수년간 투병을 해야 했고 그 때문에 ‘결혼과 가정’이라는 평범하고 안정된 삶의 기대도 접어야 했다. 하지만 대학 시절부터 지향했던 민중미술의 ‘사회참여’ 개념을 어떤 식으로든 키워가고 싶다는 작가로서의 욕망은 포기할 수가 없었다. “2011년 마흔 살을 맞으며, 더 늦기 전에 새로운 환경에 도전해보려고 미국으로 건너갔어요. 어느 날 뉴욕에 먼저 정착한 친구의 권유로, 유니언신학대학에서 열리는 우리 전통 살풀이춤 공연을 보러 갔다가 현경 교수를 만난 게 ‘행운’의 시작이었어요.” 그때부터 여성신학자 현경 교수의 수업을 청강하게 된 그는 에코페미니즘과 소셜 아트를 접목시키고 싶다는 구상을 하게 됐고, 그 무렵 현경 교수가 대표를 맡고 있던 한인 여성모임 ‘조각보’에서 다양성의 조화라는 상징성을 포착해냈던 것이다. 유명 소셜아티스트 수잰 레이시의 퍼포먼스에 참여했던 경험도 도움이 됐다. “원 하트 프로젝트는 ‘퀼트’와 ‘리튜얼’ 두 단계로 진행해요. 먼저 내 마음의 모양대로 천조각들을 이어 만들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표현한 조각들과 서로 잇고 그렇게 이어가는 바느질 작업 자체를 통해 서로가 무한 연결되며 세상이 확장되는 경험을 하게 돼요. 그런 다음 완성된 조각보로 고통과 아픔의 현장이나 사물을 함께 덮는 의식을 통해서 연대와 치유의 공감을 나누는 거죠.”
남북 비무장지대(DMZ)를 걸어서 넘어오는 국제여성평화걷기대회를 진행한 ‘위민크로스디엠제트’(WCD) 대표단이 지난달 21일 평양 인민문화궁전 환영모임에서 신윤주씨가 기획해 뉴욕에서 제작해보낸 조작보를 펼쳐 들고 ‘하나의 마음 퍼포먼스’를 하고 있는 모습.
연재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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