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열이 지난해 9월 발표한 ‘아주 사적인 밤’의 주요 테마가 사카모토 류이치의 1999년 발표곡 ‘아쿠아’와 유사하다는 주장과 함께 표절 의혹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불거졌다. 이에 유희열은 지난달 14일 유사성을 인정하고 사과하며 “사카모토 측과의 연락을 통해 크레디트 및 저작권 관련 문제를 정리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사카모토는 다음날 입장문을 내어 “두 곡의 유사성은 있지만 제 작품 ‘아쿠아’를 보호하기 위한 어떠한 법적 조치가 필요한 수준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유사성과 표절은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지적한다. 두곡이 유사하다고 해서 곧 표절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으며, 표절 여부는 작곡가의 의도, 고의성 등을 판단해 법정에서 밝힐 문제라는 것이다. 이번 사례에선 사카모토가 표절이 아니라면서 법적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양쪽이 유사성을 인정하더라도 표절은 아니게 된 셈이다.
이에 따라 유희열은 크레디트 및 저작권 정리 작업도 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 안테나 쪽은 <한겨레>에 “만약 사카모토 쪽에서 표절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면 크레디트와 저작권 정리를 하겠다는 의미였는데, 표절이 아니라고 했기 때문에 정리 작업을 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생활음악’ 앨범의 엘피(LP)와 음원 발매는 취소했다.
이번 논란 이후 온라인에선 유희열의 다른 곡에 대해서도 표절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안테나 쪽은 “의혹이 제기된 다른 곡들에 대해선 유사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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