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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친기업정책 탓 재벌 경제력 집중” “우월지위 남용 규제 필요” 공감

등록 2015-10-27 20:01수정 2017-02-08 11:35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국가미래연구원과 경제개혁연구소, 경제개혁연대가 ‘보수와 진보, 함께 개혁을 찾는다’를 주제로 함께 연 합동토론회에서 전성훈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가 발제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국가미래연구원과 경제개혁연구소, 경제개혁연대가 ‘보수와 진보, 함께 개혁을 찾는다’를 주제로 함께 연 합동토론회에서 전성훈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가 발제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2002년 44%서 2012년 84.5% 급증
참여·MB 정부 친기업정책 영향 커
경제력 남용으로 이어져 폐해 극심
총수 사익편취 등 엄격 규제 제안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 학자들이 한국경제의 뜨거운 감자인 ‘재벌의 경제력 집중’의 심각성과 그에 대한 정책적 대응의 필요성에 뜻을 같이했다.

국가미래연구원(김광두 원장)·경제개혁연구소(장하성 이사장)·경제개혁연대(김상조 소장)가 2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재벌의 경제력 남용과 상생경제, 어떻게 봐야 하나’를 주제로 연 합동토론회에서 진보 쪽 발제자인 위평량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 10년간 재벌의 경제력 집중이 지속적으로 심화했다”며 “특히 2005년 이후 참여정부 말기와 이명박 정부 시절 기업친화적 정책의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위 연구위원은 그 근거로 ‘범 8대 재벌’ 자산의 국민총생산(GDP) 대비 비중이 2002년 44%에서 2012년 84.5%로 두배 가까이 오른 것을 꼽았다. 범 8대 재벌은 범 삼성(삼성+신세계+씨제이+한솔+중앙일보)·범 현대(현대자동차+현대중공업+현대+현대백화점+현대산업개발)·범 엘지(엘지+지에스+엘에스)·에스케이·롯데·한화·두산·한진을 합친 것이다. 또 산업집중도(품목별 상위 3개사의 시장점유율 합계의 가중평균)도 2002년 47.6%에서 2011년 56.1%로 높아졌고, 고집중 품목 비중(최상위사의 시장점유율이 50%를 넘거나 상위 3사의 점유율이 75%를 넘는 품목이 전체 품목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32.1%에서 45.6%로 상승했다. 그는 재벌의 경제력 집중은 경제력 남용으로 이어져 경쟁제한으로 인한 경제 효율성 저하, 소유집중에 따른 분배 악화, 정경유착과 사회적 갈등 심화 등의 폐해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대기업이 우월한 지위를 남용해 중소기업을 상대로 납품단가 후려치기, 기술탈취, 인력 빼가기 등의 불공정행위를 저지르면서 대-중소기업 간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고 짚었다.

보수 쪽 발제자인 전성훈 서강대 교수도 거래비용 절감을 위한 계열사 간 내부거래에 대해선 신중한 법집행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도 “재벌의 경제력 남용과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폐해는 엄정히 규제해야 한다”고 뜻을 같이했다. 그는 또 “경제력 남용방지를 위해 담합 금지, 경쟁제한적 기업결합 제한,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금지 등 전통적인 시장경쟁 촉진 정책과 별도로 재벌-중소기업 간 상생을 다루는 기업생태계 건전화(동반성장) 정책도 함께 강화돼야 한다”면서 담당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직 및 예산 보강을 제안했다.

보수 쪽 토론자인 임영재 한국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2000년대 이후 한국사회의 저변을 뿌리째 흔들고 있는 도전 중 하나는 양극화 심화”라며 “과거에는 재벌이 국민 다수를 중산층으로 느끼게 해주었으나 이제는 총 취업자의 10%에게만 일자리를 제공하는데다 그나마 조기퇴직 일자리라는 점에서 재벌이 양극화 위기를 해결할 효과적 수단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진보 쪽 토론자인 박상인 서울대 교수는 “재벌의 경제력 집중이 극심했던 이스라엘은 2013년 금융-산업자본의 분리, (재벌의) 피라미드식 소유구조를 2단계까지만 허용하는 등의 개혁을 단행했다”고 강조했다. 이봉의 서울대 교수도 “재벌의 경제력 집중은 (담합 금지 등) 기존의 전통적인 경쟁촉진 정책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이 논의의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가 함께하는 합동토론회는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진영논리를 깨고 변화와 개혁을 모색하는 자리로, 6월부터 매달 정기적으로 열리는데 이번이 다섯번째이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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