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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온실가스 주범 발전 공기업…신재생에너지 투자, 화석연료 20%뿐

등록 2023-09-25 04:00수정 2023-09-25 21:06

중장기재무관리계획 분석 결과
에너지전환 대신 화석연료 투자에 집중 여전
재생에너지 비중 늘리는 글로벌 추세에 역행
지난 23일 서울시청역 인근에서 열린 ‘9.23기후정의행진’에서 참가자들이 ‘공공 재생에너지 확대’를 요구하며 남영역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3일 서울시청역 인근에서 열린 ‘9.23기후정의행진’에서 참가자들이 ‘공공 재생에너지 확대’를 요구하며 남영역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전력공사 자회사인 발전 공기업들이 향후 5년간 계획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분야 투자액이 화석연료 투자액의 5분에 1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을 주도해야 할 발전 공기업들이 글로벌 흐름과 거꾸로 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24일 한전 산하 발전 공기업 5곳(한국남부·남동·동서·서부·중부)의 ‘2023∼2027 중장기재무관리계획’ 등을 분석한 결과, 이들 5개 회사는 올해부터 2027년까지 국내외 석탄·액화천연가스(LNG) 등 화석연료 발전소 건설과 기존설비 보강 등에 24조2566억원을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 투자액은 4조7379억원으로, 화석연료 분야 투자액의 19.53%에 그쳤다. 5개사 중 신재생에너지 분야 투자액이 가장 적은 곳은 남부발전이었다. 남부발전은 향후 5년간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4382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제출했다. 화석연료 분야 투자 계획(5조7237억원)의 7.65%에 불과한 금액이다.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가장 많은 투자계획을 밝힌 곳은 동서발전(1조9628억원, 44.73%)으로, 남부발전과는 1조5246억원 차이가 난다. 그 뒤를 이어 서부발전과 중부발전, 남동발전 순으로 각각 8970억원(18.01%), 7594억원(19.38%), 6805억원(12.96%)을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기후환경단체들은 그동안 ‘신에너지’로 분류되는 연료전지와 ‘재생에너지’로 분류되는 바이오매스 등은 온실가스를 다배출 하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이런 지적을 반영해 연료전지와 바이오매스 등을 제외하고 태양광·풍력에너지에 대한 투자액만 분석하니, 화석연료 투자액의 13.87%(3조3654억원)에 그쳤다.

투자액수는 남부발전이 1778억원으로 가장 적었고, 서부발전(5853억원), 남동발전(5865억원), 중부발전(6534억원), 동서발전(1조3624억원) 순으로 많아졌다. 서부·중부발전은 2027년, 남동발전은 2025년∼2026년, 남부발전은 2026∼2027년에 아예 태양광 투자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화석연료 중심의 발전 공기업 5개사는 지난해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 상위 기업 2∼6위를 기록한 바 있다. 현재 발전공기업 5사의 신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은 크게 부족한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중부발전은 신재생 설비가 129.1㎿로 전체 설비 대비 비중이 1%였고, 동서발전(150.6㎿)은 1.6%, 남부발전(374㎿)은 3.2%, 서부발전(587.2㎿)은 5.1%로 나타났다. 남동발전(1247.5㎿)으로 12.4%를 기록했지만, 태양광과 풍력 설비 용량만 계산하면 666.4㎿(6.6%)로 떨어진다.

발전 공기업들은 석탄발전소를 폐쇄하고 엘엔지 발전소로 전환하는 정부 계획에 화석연료 분야에 대한 투자액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정부의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2025년부터 2030년까지 당진1~4호기(동서발전) 등 노후 석탄발전소 20기(9.5GW)가 폐쇄된 후 엘엔지 발전소로 모두 전환될 예정이다.

발전 공기업 5개사가 이처럼 화석연료 중심 투자계획을 지속하는 건, 재생에너지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글로벌 추세에 역행하는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2023년 글로벌 에너지 부문 투자’를 보면, 재생에너지 투자액은 2021년 5170억달러(약 691억원, 79%), 2022년 5960억달러(79%), 2023년(전망) 6590억달러(80%)로, 연평균 10% 이상 증가하고 있다. 반면 화석연료(석탄·가스)에 대한 투자는 2021년 1080억달러(14%), 2022년 1070억달러(14%), 2023년(전망) 980억달러(12%)로 해마다 감소하는 추세다.

임재민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은 “기후위기 시대에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방안을 찾는 게 글로벌 트렌드인데, 우리는 정부와 공기업이 모두 거꾸로 가고 있다”며 “공기업은 공적 가치의 확보를 위해 앞에서 길을 마련하고, 민간도 이에 동참하도록 이끄는 역할을 해야하는데 오히려 공기업이 수익을 쫓아 기존 관성대로 화석연료에 투자하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용민 의원은 “윤석열 정부는 화석연료 중심인 발전 공기업의 에너지전환을 강력히 추진해 우리나라 기업들의 알이100(RE100,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글로벌 캠페인) 이행 등 수출경쟁력 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민도 기자 ke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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