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야농성중 의총 참석률 90%…응집력 소득
정세균 대표 “또 이런 상황 오지않길 바란다”
정세균 대표 “또 이런 상황 오지않길 바란다”
민주당 12일만에 ‘해제식’
민주당 의원들이 6일 오전 11시 국회의장단이 이용하는 본회의장 출입문을 통해 다시 나왔다. 지난해 ‘성탄절 이브 작전’으로 두 명의 의원이 잠입해 이 출입문을 확보한 뒤 26일 아침 기습적으로 몰려들어가 문을 걸어잠근 지 12일 만이다. 이불과 책 등 ‘농성 살림’도 같이 빠져나왔다. 끌려가지 않겠다며 몸과 몸을 엮기 위해 등산용 줄까지 매고 지낸 의원들은 정장차림으로 농성 해제식에 참석했다. 정세균 대표는 “엠비악법과 정부여당의 직권상정 강행기도를 무산시켰다”고 자평한 뒤 “민주주의 파괴행위를 몸으로라도 막아야 한다는 각오로 문을 닫아걸었다. 민주당이 또 이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지 않기를 바라며 국민들의 이해를 구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 5일 새벽까지 6시간 가깝게 의원총회를 하며 농성해제 시기 등을 놓고 42명이 발언을 쏟아냈다. 5명 정도가 정부·여당의 태도가 언제든 돌변할 수 있다며 장기농성을 주장했다. 그러나 다수는 “의장의 직권상정 불가를 받아내고, 여당의 강행처리를 저지했으니 8일 끝나는 임시국회 전에 풀자”는 의견을 냈다. 농성이 길어지면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했다. 싸움의 명분은 사라지고 점거농성에 대한 염증만 키울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정 대표는 6일 아침 최고위원회에서 농성해제를 결정하고 본회의장에 있던 의원들에게 이 소식을 전했다. 지도부에 시기를 일임한 의원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이날 해제식이 끝난 뒤 의원들은 ‘엠비악법 직권상정 절대 반대’ 펼침막에 자신의 각오와 소감을 적었다. 철야농성 기간 동안 의원총회 참석률 90%를 넘길 만큼 응집력이 강해진 소득도 얻은 민주당 의원들은 “고생했어”, “애썼어”라며 서로 격려했다. 펼침막에 “악법저지 성공을”이라고 적은 정 대표는 “투쟁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기자간담회 자리에 앉았다.
-원내대표 회담 결과도 나오기 전에 농성을 푼 이유는?
“첫째 민생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본회의장을 점거하고 있으면 민생법안을 처리 못한다. 둘째는 국회의장이 직권상정 않겠다고 약속하면 본회의장 정상화하겠다고 말했는데 의장이 직권상정하지 않겠다고 했으니 국민 약속을 지켜야 하는 것 아니냐.”
-의장과 여당이 쟁점법안을 강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은 확보했나?
“의장이 성명서를 내고 언론에 말한 것은 대국민 약속이다. 의장이 직권상정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뒤집으면 파국을 자초하는 것이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도 ‘의장의 뜻을 존중하겠다’고 언론에 말했으니 그 말을 신뢰해야 하는 것 아닌가.”
-쟁점법안은 2월 임시국회에서 논의돼야 한다는 것인가? “8일 임시국회가 끝나면 여야가 냉각기간을 갖는 것이 현명하다.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수 있는 건 서두르고, 쟁점법안은 2월 국회에서 여야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 문제가 많은 법안을 가져와서 위기극복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는 데 장애물로 작용하게 하는 것은 여권의 전략미스다.” -농성이 풀렸고, 법안처리를 위한 상임위가 가동될 텐데. “국회를 정상화하고 더이상의 파행을 막아 국민께 걱정 끼치는 일 없도록 노력하겠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쟁점법안은 2월 임시국회에서 논의돼야 한다는 것인가? “8일 임시국회가 끝나면 여야가 냉각기간을 갖는 것이 현명하다.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수 있는 건 서두르고, 쟁점법안은 2월 국회에서 여야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 문제가 많은 법안을 가져와서 위기극복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는 데 장애물로 작용하게 하는 것은 여권의 전략미스다.” -농성이 풀렸고, 법안처리를 위한 상임위가 가동될 텐데. “국회를 정상화하고 더이상의 파행을 막아 국민께 걱정 끼치는 일 없도록 노력하겠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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