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지난 25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에 실린 주탑재 위성인 차세대 소형 위성 2호가 26일 지상국과의 양방향 교신에 성공했다. 하지만 함께 우주로 올라간 부탑재 큐브위성(초소형 위성) 2기의 ‘생존 신호’가 잡혔다는 소식은 이날 밤 10시가 넘도록 전해지지 않있다. 특히 이 가운데 1기는 사출 여부도 확인되지 않아, 누리호의 완벽한 임무 수행 성공을 확인하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한 브리핑에서 전날 누리호에 실려 발사된 차세대 소형위성 2호가 목표 궤도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데 이어,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공위성연구소 지상국과 양방향 교신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발사 뒤인 전날 오후 7시7분께 남극 세종기지에서 최초로 위성신호 수신이 이뤄졌다. 이어 오후 7시58분께 대전 지상국을 통해 초기 교신이 이뤄졌고, 이날 새벽 대전 및 해외 지상국을 통해 7차례 추가 교신에 성공했다. 과기정통부는 이 교신을 통해 통신계 송수신 기능, 명령과 데이터처리계 기능 등을 점검해 모두 정상임을 확인했다.
차세대 소형위성 2호는 앞으로 2년간 ‘여명-황혼궤도’(550㎞, 태양동기궤도)에서 지구를 하루에 15바퀴를 돌면서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부탑재 위성으로 싣고 간 큐브위성 7기 가운데 2기는 생존 신호 격인 ‘비콘 신호’가 수신되지 않고 있다. 비콘 신호는 위성에서 주기적으로 지상으로 보내는 고유의 전파 신호다. 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에서 제작한 ‘도요샛’ 큐브위성은 4기 가운데 1호기(가람)에서는 발사 당일, 2호기(나래)에서는 26일 오전 6시40분에 위성신호가 수신됐다. 또 과기정통부가 이날 오전 누리호 위성 교신 결과를 종합 발표할 때까지도 신호가 들어 오지 않아 누리호 발사와 도요샛 위성 운영 관계자들의 애를 태우게 한 4호기(라온)에서도 이날 오후 6시24분 위성 신호가 들어왔다. 하지만 3호기(다솔)로부터는 계속 위성신호 수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내 민간업체가 제작한 큐브위성(3기) 중에서도 루미르 위성과 카이로스페이스 위성에서는 발사 당일 위성신호가 수신됐으나, 져스텍 위성의 신호는 아직 잡히지 않고 있다.
신호가 확인되지 않는 큐브위성 2기 가운데 져스텍 위성은 일단 누리호에서 사출은 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도요샛 3호기는 이틀째 사출 여부도 확인되고 있지 않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3호기가) 카메라 사각지대에 있어 볼 수 없었고, 일곱번째 도요샛 위성이 나간 만큼 사출이 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지만, 누리호가 ‘우주행 택배’ 8개 중 1개를 제대로 배달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선학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이와 관련해 이날 브리핑에서 “사출 때의 작용과 반작용에 따른 발사체 움직임 정보를 분석 중인데, 이것은 (확인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누리호 발사관리위원장인 오태석 과기정통부 1차관은 지난 24일 브리핑에서 누리호 3차 발사 성공 판단 기준으로 “싣고 가는 8개의 위성을 정확하게 우주 공간에, 정해진 순서에 따라 사출하는 것”이라고 제시한 바 있다. 도요샛 3호기의 신호가 끝내 수신되지 않고 그 원인이 누리호의 ‘배달 사고’란 결론이 나올 수도 있어, 누리호의 3차 발사가 완벽하게 성공했다고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말이 나온다.
다만 과기부 쪽에서는 도요샛 3호기 사출이 불발됐다고 하더라도, 무조건 ‘실패’로 규정할 수는 없다는 분위기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3호기가 사출되지 않았더라도) 성공, 실패를 이분법적으로 보기보다는 8개 중에 7개는 사출에 성공했고, 1개는 실패했다고 표현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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