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환경

너무도 특별한 원자력…‘원자력의 날’을 아시나요?

등록 2021-12-23 15:43수정 2021-12-29 14:32

[김정수의 에너지와 지구]
현충일, 국군의 날 등과 나란히 법정기념일
MB정부, 원자력 안전·산업 진흥 위해 지정
철강·조선·반도체·다른 에너지의 날은 없어
2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11회 원자력 안전 및 진흥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앞 줄 오른쪽에서 여섯번째),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앞 줄 오른쪽에서 다섯번째) 등 주요 인사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11회 원자력 안전 및 진흥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앞 줄 오른쪽에서 여섯번째),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앞 줄 오른쪽에서 다섯번째) 등 주요 인사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어린이날, 현충일, 식목일, 4·19혁명기념일, 환경의 날, 소비자의 날, 국군의 날 등은 ‘법정 기념일’입니다. 대통령령인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에 명시돼 있는 이 기념일은 1973년 규정 제정 당시 26개로 출발해 지금은 53개로 늘었습니다.

이런 기념일에 정부와 관련 공공기관은 기념식을 비롯한 다양한 행사를 열어 우리 사회가 기념일의 의미를 되새기며 관련자들을 기억하고 격려할 수 있게 합니다. 정부와 관련 공공기관이 기념일 규정에 정해지지 않는 기념행사를 임의로 주관하는 것은 금지됩니다. 국가가 어떤 날을 경축하고 기념하는가는 그 국가의 지향과 정체성을 대외적으로 드러내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기념일 가운데 원자력도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바로 12월27일 ‘원자력 안전 및 진흥의 날’입니다. 12월27일은 2009년 당시 이명박 정부가 아랍에미리트연합에 한국형 원전(APR1400)의 첫 수출이 확정됐다고 발표한 날입니다. ‘원자력의 날’로 줄여 부르는 이 날은 2010년 12월27일 41번째 법정 기념일이 됐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밝힌 원자력의 날 신설 이유는 “한국형 원자력 발전소 수출을 계기로, 원자력 안전의 중요성을 고취하고 원자력 발전소 수출 등 원자력 산업의 진흥을 촉진하기 위하여”입니다.

그 뒤 정부는 해마다 기념 행사를 열어 왔습니다. 11회 째인 올해는 기념일보다 4일 앞당겨 23일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공동으로 기념식을 열었습니다. 이 행사에 정부에서는 문승욱 산업부 장관, 용홍택 과기정통부 차관, 장보현 원안위 사무처장 등이 참석했고, 원자력 산업계와 학계 등에서는 원전산업협회장인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태종훈 원전수출산업협회장, 김성암 한전기술 사장, 김홍연 한전KPS 사장, 차성수 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 나기용 두산중공업 부사장, 정동욱 원자력학회장, 박원석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장 등이 참석해 원자력 안전과 원전 산업 진흥을 다짐했습니다.

기념일 가운데 특정 산업 분야를 대상으로 한 기념일은 원자력의 날 이외에 정보통신의 날, 철도의 날, 금융의 날, 농업인의 날, 무역의 날, 상공의날이 전부입니다. 한국 경제를 이끌어온 철강, 조선, 자동차, 반도체도 자신의 날을 지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원자력이 에너지 분야는 물론 전체 산업 분야에서 매우 특별한 대우를 받고 있는 것입니다.

에너지 분야에서 앞으로 탄소중립 목표 도달을 이끌어갈 미래 에너지는 재생에너지입니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기여도를 따지자면 지금 온실가스 배출 주범이라고 손가락질 받고 있는 석탄이 원자력보다 덜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손가락질과 별개로 수천m 지하 막장에서 숨졌거나 살아남아 진폐증의 고통에 시달리는 석탄산업 종사자들의 희생도 원자력 산·학·연 종사자들의 노력 못지 않게 기억할만 합니다.

원자력의 날 기념행사에서 가장 중요한 순서는 원자력 산업계와 학계 등에서 추천한 유공자들을 훈·포상으로 격려하는 일입니다. 23일 기념식에서 정부는 박상형 한수원 경영부사장에게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술개발 사업화 로드맵 수립 등에 기여한 공로로 동탑산업훈장을 수여했습니다. 이병호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 등 2명에게는 훈장 다음 훈격인 포장이 수여됐습니다.

이날 훈·포장과 대통령표창, 국무총리표창 등을 포함해 원자력 관련 업무 종사자들에게 주어진 각종 포상은 126개에 이릅니다. 이 무더기 포상을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연구·개발을 위해 땀 흘리는 사람들, 석탄산업 구조조정으로 잊혀진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해집니다.

2010년 12월27일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에서 열린 제1회 원자력의날 기념식에서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과 UAE원전수주 유공자들이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0년 12월27일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에서 열린 제1회 원자력의날 기념식에서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과 UAE원전수주 유공자들이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지금 당장 기후 행동”
한겨레와 함께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몸통 잘려 몸부림치는 랍스터, 왕관 씌워 14만원에…“사이코인가” 1.

몸통 잘려 몸부림치는 랍스터, 왕관 씌워 14만원에…“사이코인가”

[단독] 정부, 상급병원 4인실 이하 입원료 50% 올리기로 가닥 2.

[단독] 정부, 상급병원 4인실 이하 입원료 50% 올리기로 가닥

[단독] ILO 보고서에 윤 노란봉투법 거부권 행사 쏙 뺀 노동부 3.

[단독] ILO 보고서에 윤 노란봉투법 거부권 행사 쏙 뺀 노동부

최재영 요청 ‘김건희 명품백’ 수심위 개최…2주 전과 다른 판단? 4.

최재영 요청 ‘김건희 명품백’ 수심위 개최…2주 전과 다른 판단?

‘흑백요리사’ 안성재, 일식당 관둔 사연 “이치로가 죽여버리겠다고…” 5.

‘흑백요리사’ 안성재, 일식당 관둔 사연 “이치로가 죽여버리겠다고…”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