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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단독] 예년과 차이 없다더니…참사 전날 이태원역 이용 역대급

등록 2022-11-02 14:17수정 2022-11-02 16:43

지난달 29일 밤 서울 용산 이태원 해밀턴호텔 뒤 골목에서 압사 사고가 발생해 151명이 숨진(30일 오전 9시30분 기준) 30일 새벽 사고 현장이 통제되는 가운데 인근 거리가 귀가하지 않은 핼러윈 인파로 가득 차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지난달 29일 밤 서울 용산 이태원 해밀턴호텔 뒤 골목에서 압사 사고가 발생해 151명이 숨진(30일 오전 9시30분 기준) 30일 새벽 사고 현장이 통제되는 가운데 인근 거리가 귀가하지 않은 핼러윈 인파로 가득 차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지난 29일 이태원 참사 전날 서울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에서 하차한 인원이 지난 5년 같은 시기에 견줘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금요일이었던 28일 지하철 하차 인원이 최대치를 기록해, 참사 당일 다수의 인파가 몰릴 것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정부 당국의 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인파가) 예년과 큰 차이가 없었고 우려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말했는데, 이런 해명 역시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된 셈이다.

2일 <한겨레>가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받은 ‘2018~2022년도 연도별 10월 25~31일 이태원역 승하차 인원’ 자료를 보면, 참사 전날인 지난 28일 이태원역에서 하차한 이용객은 3만5949명으로 지난 5년 동안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해봤을 때 2배 넘게 급증한 것이다. 핼러윈을 앞둔 금요일을 기준으로 2021년엔(10월29일) 1만5766명이 이태원역에서 하차했다. 2020년(10월30일)엔 1만3321명에 그쳤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에도 핼러윈 직전 금요일 기준 이태원역 하차객은 2018년 3만2804명·2019년 3만4389명 수준으로 올해보다 수천명 적었다.

이태원역 주변의 버스 정류장에서 하차한 인원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이태원역 출구 부근 버스 정류장 6개 기준으로, 참사 전날인 지난 28일 모두 5948명이 하차했다. 지난해 10월29일(3866명), 2020년 10월30일(3723명) 보다 2천명 이상 많았다. 이태원역 인근 대중교통 하차 인원이 직접적인 인구 유입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3년만의 노마스크 핼러윈을 맞아 이태원 일원에 ‘역대급’ 인파가 몰릴 것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이태원동을 관할 행정구역으로 둔 용산구는 핼러윈 관련 안전관리계획을 전혀 세우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도 참사 당일 137명을 배치하긴 했지만, 다수가 마약·성범죄 단속 등을 위한 외사·형사 담당 사복 경찰이었다.

제진주 한국열린사이버대 교수(소방방재안전학과)는 “대중교통 이용객 급증 등 수집 가능한 정보를 근거로 정부 당국이 (인파가 몰릴 것에 대비해) 제대로 된 대책을 수립해야 했는데 다중 운집에 대처할 전문가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정성호 의원은 “이미 전날 승하차 인원이 5년새 최고치를 기록해 사고 당일 역대 최대 규모의 인파가 몰릴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며 “그럼에도 정부와 용산구청이 왜 제대로 된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인지 명명백백히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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