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양주시 광적면 56번 지방도로 옆에 새로 생긴 발자국 하나. 18년 만에 시민들 손으로 세운 ‘효순·미선 평화공원’이다. 온 나라가 월드컵 열기로 뜨겁던 2002년 6월, 친구 생일잔치에 가다가 주한미군의 56t 궤도차량에 압사 당한 14살 여중생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사고 현장(흰색 횡단보도 끝)에서 수습한 운동화를 본떠 만들었다. 사고차량 운전병과 통신병은 미군 군사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고 5일 만에 본국으로 돌아갔다. 주한미군 범죄 재판권은 여전히 미군에 있고, 과도한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도 거세다. 어린 영혼과 시민의 바람이 깃든 이곳이 평등한 한-미 관계를 위한 발걸음이 되길 바란다. 양주/장철규 선임기자 chang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