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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감동없는 경선 승리…‘대통합 희망’ 갈길 멀다

등록 2007-10-15 20:42수정 2007-10-16 05:23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대통령후보 지명대회에서 후보로 선출된 뒤 수락 연설을 하기에 앞서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대통령후보 지명대회에서 후보로 선출된 뒤 수락 연설을 하기에 앞서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뉴스 분석] 정동영의 앞날
본선 경쟁력 걸음마…이명박의 1/5도 못미쳐
지지율 20% 넘어야 범여권 단일화 탄력 붙을 듯
경선 후유증 치유·당안팎 거부정서 극복 급선무
15일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의 대통령 후보로 뽑힌 정동영 후보는 당선을 자축하고 ‘경선 효과’를 느긋하게 즐길 여유가 없다. 해는 뉘엿뉘엿 져 가는데 갈 길은 아득한 나그네의 처지와 다르지 않다. “갈 길이 멀다”거나 “이제 시작”이라는 핵심 참모들의 말은 정 후보의 불안한 입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무엇보다 정 후보의 ‘본선 경쟁력’에는 여전히 굵직한 물음표가 찍혀 있다. 대선이 64일 앞으로 바짝 다가왔지만, 정 후보의 지지율은 10%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 <한겨레>의 최근 여론조사에서 정 후보의 지지율은 11.4%에 불과했다. 같은 조사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58.0%를 기록하며 정 후보를 다섯 배 이상 앞섰다. 적어도 수치만으로 보면, 남은 기간에 판세를 뒤집거나 박빙으로 따라붙는 게 쉽지 않아 보인다.

정 후보가 당선되기 무섭게 후보 단일화 논의가 고개를 드는 데는 이런 배경이 깔려 있다. 통합신당 중립지대의 한 의원은 익명을 전제로 “당 지도부나 중진 등에 기댈 여지가 거의 없기 때문에 후보 스스로 자기 쇄신을 통해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이 짧은 기간에 그게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현장]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선출대회

[%%TAGSTORY1%%]

정 후보를 돕는 의원들은 ‘경선 효과’를 말한다. 후보로 뽑혔으니 지지율이 자연스레 올라가리란 기대다. 물론 지지율이 경선 이전보다는 오를 게 분명하다. 하지만 그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걸 기대하려면 경선에 대한 국민의 높은 관심, 막판까지 박빙 승부를 이어가는 흥행요소 등이 필수적이다. 노무현 대통령을 당선시킨 2002년 민주당 국민경선에는 그게 있었다.


이번 경선은 초반부터 정 후보 쪽의 조직·동원 선거 논란이 불거졌고, ‘전반 8연전’에서 일찌감치 승부가 갈려 흥미를 반감시켰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한귀영 연구실장은 “거듭된 파행으로 경선 자체가 희화화된 마당에 높은 경선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서치플러스의 임상렬 대표는 “경선 효과가 있다 해도 지지율 20%대 안착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예측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이런 예상을 깰 수 있느냐에 정 후보의 가능성이 달렸다. 경선 효과로든 자신의 힘으로든, 지지율 20%를 얼마나 빨리 넘느냐가 정 후보에겐 중요하다. 20% 지지율을 넘어서면, 스스로의 경쟁력을 내보일 수 있을 뿐 아니라 범여권 후보 단일화를 주도할 힘도 생긴다.

그에겐 경선 후유증의 치유도 만만찮은 과제다. 손학규·이해찬 후보 진영은 경선 승복을 선언했다. “지금 뛰쳐나가서 성공한다는 아무런 보장이 없기 때문”(통합신당 한 의원)에 통합신당의 울타리는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감정적 앙금은 남을 수밖에 없다. 중립지대를 내세운 당 지도부와 중진, 초·재선 의원들 사이에도 ‘정동영 비토(거부)’ 여론이 실존한다. 정 후보 자신이 “당에서 완전히 포위됐다”고 토로할 정도다.

정 후보 쪽은 곧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고리 삼아 당 내부 정비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 진영의 이재경 전략기획실장은 “무조건 함께 간다. 대통합을 호소하고, (상대방들을) 만나 대화하는 것 말고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아직 국민에게 뚜렷한 정책비전이나 경쟁력을 각인시키지 못한 그로선, 통합신당을 빨리 추슬러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게 지지율 상승의 관건이다. 당내 통합과 지지율 상승,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후보 단일화까지, ‘되살아난 정동영’에겐 가야 할 길이 아직 멀다.

강희철 기자 hckang@hani.co.kr 영상 은지희 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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