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朕)은 과거 임금이 자신을 스스로 지칭하던 말이다. 중국을 통일한 진시황이 처음으로 자신에게만 쓰도록 했다고 한다. 그래서 엄청난 용어인 듯하지만 내용은 그렇지가 않다. ‘조그맣게 갈라진 틈’ 또는 ‘그림자와 같은 사소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우리나라 왕들도 짐이라고 해오다가, 중국 원나라의 입김이 강해진...
존 르카레가 쓴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1963)는 스파이 소설의 고전으로 꼽힌다. 영국 정보부는 동독 내 첩보망이 무너지자 동독 정보부의 핵심 간부를 제거하기 위한 공작에 들어간다. 한 스파이가 조직에서 버림받고 폐인 생활을 하며 폭행으로 감옥에도 간다. 위장된 배신자 역할이다. 예상대로 동독 ...
‘마레 노스트룸’이라는 보드게임이 있다. 라틴어로 ‘우리의 바다’라는 뜻이다. 게임의 주인공은 로마, 카르타고, 그리스, 이집트, 바빌로니아 등 고대 서양을 주름잡던 다섯 나라다. 이들 나라가 교역, 건설, 전쟁을 되풀이하면서 세력을 키워간다. 아르테미스 신전이나 율리우스 카이사르 등 4종류 이상의 불가사의나 ...
이란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합의가 이뤄졌다. 한마디로 버락 오바마 미국 정부가 공을 들인 결과다. 미국과 이란 내부의 강경파와 이스라엘·사우디아라비아 등이 반발하고 있지만 큰 흐름은 잡혔다고 볼 수 있다. 오바마 정부의 목표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핵 비확산 체제를 지키는 것이다. 이란의 핵 포기는 강...
“함박꽃은 함박 웃는다/ 별꽃은 작게 웃는다/ 엄마꽃은 활짝 웃는다” 유희윤 시인이 쓴 ‘꽃’이라는 시다. 천천히 읽다 보면 마음이 저절로 푸근해진다. 바야흐로 꽃의 계절이다. 영춘화가 따로 있긴 하지만, 지금 피는 꽃들은 모두 ‘봄을 맞는다’는 뜻에서 영춘화라고 할 수 있다. 영어에도 ‘봄빛을 알리는 식물’(ve...
16일 취임식을 한 홍용표(51) 통일부 장관은 박근혜 정부 내각에서 가장 젊은 축이다. 하지만 2006년 취임 때의 이종석 전 장관에 비하면 3살이 더 많다. 홍 장관의 직전 직위가 청와대 비서관(1급)이어서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으나 거꾸로 청와대 쪽과 더 잘 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중요한 것은 어디까지...
100년은 긴 기간이다. 백년하청(百年河淸)이라는 표현에서 100년은 ‘불가능의 시간’이다. 중국은 지금 ‘2개의 100년’이라는 목표를 추구한다. 하나는 공산당 창당 100돌이 되는 2021년까지 샤오캉(小康·의식주를 걱정하지 않는 중진국)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건국 100돌이 되는 2049년까지 선진국이 되는 ...
최근 북한 땅을 밟은 사람들이 하나같이 하는 얘기가 있다. 사회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으며 활력도 커졌다는 것이다. 당장 눈에 띄는 게 휴대전화와 자동차다. 5년 전 10만명 수준이던 휴대전화 가입자 수는 지난해 말 240만명을 넘었다고 한다. 보기 드물었던 택시도 평양에만 수천대가 운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기...
흑백 인종차별(아파르트헤이트)이 극심하던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1994년 흑인해방조직인 아프리카민족회의가 집권했다. 인종 화해를 어떻게 이뤄내느냐가 최대 과제가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짧게는 수십년, 길게는 수백년 동안 누적된 의식과 관행은 완고했다. 다음해 5월 ‘백인의 수도’로 불렸던 요하네스버그에서...
바둑은 게임이자 스포츠다. 바둑계의 총본산인 한국기원의 바둑규칙 제1조는 ‘바둑은 두 사람이 흑과 백의 바둑돌로 규칙에 따라 바둑판의 교차점에 교대로 착수해 쌍방이 차지한 집이 많고 적음으로 승패를 가리는 경기’라고 규정하고 있다. 바둑은 우리 문화의 한 요소이자 심미적 대상이기도 하다. 바둑인구(바둑을 ...